서울 30대 무주택 가구 '최대'

서울에 거주하는 30대 무주택 가구가 역대 최대 규모를 기록하며 주택 시장의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서울시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30대 무주택 가구는 53만 가구에 달하며, 이는 이전 최고치를 경신하는 수치다. 특히 서울 30대 4명 중 3명꼴로 무주택인 상황은 심각성을 더한다. 반면, HD현대의 초대형 컨선 수주는 18년 만에 최대 실적을 기록하며 조선업계의 활황을 예고했지만, 주택 시장의 불안은 단기적인 실적 호조를 상쇄할 만큼의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이번 통계는 고령화와 치솟는 집값, 그리고 경기 침체 등 복합적인 요인이 겹치면서 나타난 현상으로 풀이된다. 30대는 일반적으로 결혼 및 출산 시기를 맞이하는 연령대이지만, 과도한 주거 비용 부담으로 인해 내 집 마련의 꿈을 포기하는 경우가 늘고 있다. 서울의 평균 매매가격은 지난 1년간 10% 이상 상승했으며, 전세 가격 역시 가파르게 오르고 있어 30대 무주택 가구의 부담은 더욱 가중되고 있다. 부동산 시장 침체에도 불구하고, 서울 핵심 지역의 아파트 가격은 여전히 높은 수준을 유지하며, 이는 30대에게 내 집 마련의 기회를 더욱 멀어지게 하고 있다.

한편, HD현대는 최근 2조 규모의 초대형 컨선 8척을 수주하며 18년 만에 최대 실적을 달성했다. 이는 글로벌 교역량 증가와 함께 친환경 선박 수요가 늘면서 나타난 결과로 분석된다. HD현대의 수주잔고는 현재 350조 원에 달하며, 이는 향후 수년간 안정적인 실적을 뒷받침할 것으로 예상된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글로벌 선박 발주 시장에서 HD현대의 경쟁력은 더욱 강화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하지만, 주택 시장의 불안정성은 HD현대의 실적 호조에도 불구하고 소비 심리를 위축시키고, 이는 경제 전반에 걸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증권가에서는 서울 30대 무주택 가구 증가와 HD현대의 실적 호조라는 상반된 경제 지표가 향후 금융 시장의 변동성을 키울 수 있다고 전망했다. 한국투자증권 이재혁 연구원은 “주택 시장 불안은 소비 심리 위축으로 이어져 내수 경제에 부담을 줄 수 있으며, 이는 기업 실적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며 “HD현대의 실적 호조에도 불구하고, 전반적인 경제 상황에 대한 주의가 필요하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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