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솟는 환율, 외환당국-국민연금 ‘4자 협의체’ 가동

최근 급등한 환율에 대응하기 위해 외환당국이 국민연금과 협력, ‘4자 협의체’를 구성하며 시장 안정화에 나섰다. 원/달러 환율은 지난 10일 1475.0원을 기록하며 1년 5개월 만에 최고치를 경신했고, 이후에도 변동성이 커지면서 기업 실적과 수입 물가에 대한 우려를 증폭시켰다. 이번 외환당국과 국민연금의 협력은 환율 급등을 억제하고 시장의 불안 심리를 진정시키는 데 초점을 맞출 것으로 보인다.

환율 급등의 배경에는 미 연방준비제도Fed의 매파적 행보와 안전자산 선호 심리가 복합적으로 작용한 것으로 분석된다. 지난 8일 발표된 미국의 5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시장 예상치를 상회하며 금리 인상 가능성을 높혔고, 이에 따라 달러 강세가 심화된 것이다. 특히, 한국의 무역수지 적자 심화와 글로벌 경기 둔화 우려 역시 환율 상승 압력을 가중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했다. 지난 5월 한국의 무역수지는 98억 달러 적자를 기록하며 1년 5개월 연속 적자 상태를 이어갔다.

이번 외환당국과 국민연금의 협력은 시장에 직접적인 외환 공급을 통해 환율을 안정시키는 역할을 수행할 것으로 예상된다. 국민연금은 국내 외환 시장에서 상당한 규모의 자금을 운용하고 있으며, 외환당국과 협력하여 달러 매도 개입을 통해 원/달러 환율 상승을 억제할 수 있다. 다만, 일각에서는 이러한 외환당국의 직접 개입이 시장 왜곡을 초래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대신증권 김우현 연구원은 “환율 안정 노력은 불가피하지만, 근본적인 원인 해결 없이 일시적인 효과만 가져올 수 있다”며 “미국 금리 인상 속도와 글로벌 경기 흐름에 주목해야 한다”고 분석했다.

전문가들은 외환당국과 국민연금의 협력이 단기적으로는 환율 안정에 기여할 수 있지만, 장기적인 관점에서는 환율 변동성을 완전히 차단하기는 어렵다고 전망한다. NH투자증권 이현우 연구원은 “환율은 결국 시장의 자율적인 메커니즘에 따라 결정된다”며 “외환당국은 환율 변동성에 대한 시장의 신뢰를 유지하고, 필요시 유연하게 대응할 수 있도록 시장과의 소통을 강화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앞으로 외환당국과 국민연금의 협력 방안과 시장의 반응을 예의주시하며 환율 변동성을 면밀히 관찰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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