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율 비상’ 속 카드 사용액 급증

카드 사용액이 고환율의 영향과 해외여행 수요 폭증 속에 사상 최고치를 기록하며, 경제 전반에 미치는 파급효과가 커지고 있다. 특히 국민연금의 외환시장 개입 사태까지 벌어지면서, 카드 사용 증가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3분기 거주자 해외 카드 사용액은 59억 3000만 달러로, 역대 최대치를 기록하며 시장의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다.

최근 원/달러 환율 상승은 해외여행 수요를 자극하며 카드 사용액 증가를 부추겼다. 3분기 해외 카드 사용액은 전년 동기 대비 35% 증가한 59억 3000만 달러를 기록하며, 2018년 이후 최고치를 경신했다. 이는 엔저 현상과 더불어 안전 자산 선호 심리가 맞물리면서 해외여행 수요가 폭발적으로 증가한 결과로 분석된다. 특히, 동남아시아 지역을 중심으로 한 저가 항공 노선 확대와 더불어 여행 상품 가격 인하 등이 여행 수요 증가에 기여한 것으로 평가된다.

이러한 급격한 카드 사용액 증가는 환율 변동성을 더욱 확대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하며, 최근 ‘환율 비상’ 상황을 초래하기도 했다. 실제로, 정부는 환율 급등을 막기 위해 국민연금을 동원해 외환시장에 개입하는 초강경 카드까지 꺼내 들었다. 이는 급격한 카드 사용 증가가 외환 시장에 미치는 영향이 상당함을 보여주는 단적인 예시이다. 카드사들은 해외 결제 수수료 인상 등 다양한 방식으로 환율 변동 위험에 대응하고 있지만, 시장의 불안정성이 지속되면서 추가적인 조치가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증권가에서는 카드 사용 증가 추세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전망했다. 한국투자증권 이은실 연구원은 “글로벌 경기 회복과 더불어 해외여행 수요가 꾸준히 증가할 것이며, 이는 카드사들의 실적 개선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분석했다. 다만, 환율 변동성이 커질 경우 카드 사용 심리가 위축될 수 있다는 점도 고려해야 한다. NH투자증권 김도훈 연구원은 “고환율 상황이 장기화될 경우, 해외여행 수요가 감소하고 카드 사용액 증가세가 둔화될 수 있다”며 “카드사들은 환율 변동 위험에 대한 철저한 리스크 관리가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카드 업계는 고환율 시대에 따른 소비 패턴 변화에 발맞춰 다양한 해외 결제 서비스와 프로모션을 강화하며 시장 경쟁력을 확보하는 데 주력할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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