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연금, 고환율 불안 해소 '환헤지 카드' 꺼내들인다

원/달러 환율이 1470원선을 위협하며 금융시장의 불안감이 커지는 가운데, 국민연금이 환율 안정화를 위한 ‘환헤지’ 투입을 검토하는 방안이 조율되고 있다. 정부는 외환당국과 국민연금 간의 협의체를 가동하며 환율 변동성에 대응하고 있으며, 시장 안정화를 위한 다각적인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최근 원/달러 환율은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매파적통화 긴축 스탠스 유지 가능성과 지정학적 리스크 심화 등의 영향으로 급격하게 상승하며 1470원까지 치솟았다. 이는 수입 물가 상승 압력 심화, 국내 증시 변동성 확대 등 대외 경제 불안을 야기할 수 있다는 우려를 낳고 있다.

국민연금은 해외 투자 비중이 높은 만큼, 환율 상승은 평가손실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 국민연금의 해외 투자 비중은 전체 투자 포트폴리오의 약 50%를 차지하며, 이 중 달러화 자산이 상당 부분을 차지한다. 환율이 1원 상승할 때마다 국민연금은 수백억 원의 평가손실을 기록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정부는 이러한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 국민연금의 환헤지 투입을 검토하고 있다. 환헤지는 환율 변동 위험을 줄이기 위한 일종의 보험 가입으로, 환율 상승에 따른 손실을 일부 상쇄할 수 있다. 다만, 환헤지에는 비용이 발생하며, 시장에 대한 직접적인 개입으로 해석될 수 있다는 점도 고려해야 한다.

외환당국은 환율 급등을 진정시키기 위해 외환시장에 적극적으로 개입하고 있지만, 환율 안정화 효과는 제한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 외환당국은 필요시 국고채 매도, 달러 공급 확대 등 다양한 정책 수단을 활용하고 있지만, 환율 상승 압력이 지속되면서 시장 안정화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금융투자협회 관계자는 “환율 상승세가 지속될 경우, 국내 수출 기업의 경쟁력 약화 및 수입 물가 상승 압력이 더욱 심화될 수 있다”며 우려를 표했다. 또한, “국민연금의 환헤지 투입은 단기적으로 환율 안정에 기여할 수 있지만, 장기적인 관점에서 환율 변동성을 억제하기는 어렵다”고 덧붙였다.

증권사 NH투자증권의 김도훈 연구원은 “국민연금의 환헤지 투입은 시장에 긍정적인 신호를 전달하여 환율 상승세를 늦추는 효과가 있을 수 있다”며 “하지만, 환헤지 규모 및 시점에 대한 시장의 해석에 따라 환율 변동성이 확대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분석했다.

@Meerae AI 빅데이터 연구소 meerae.info@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