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환율·집값 발목 잡힌 한은, 기준금리 2.5% 동결로 경기 회복 발목

한국은행이 고환율과 집값 상승 압박에 발목 잡혀 기준금리를 4연속 동결했다. 한은은 26일 금융통화정책위원회를 열어 기준금리를 기존 2.5%로 유지했다. 이는 시장의 예상과 부합하는 결정이지만, 경기 회복의 불확실성을 키우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이번 결정은 최근 원/달러 환율의 높은 변동성과 부동산 시장의 불안정성이 주요 원인으로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지난 1월부터 시작된 미국의 금리 인상 기조 속에서 원/달러 환율은 1,300원 선을 넘어섰고, 이는 수입 물가 상승을 부추겨 국내 물가 상승 압력을 높이는 요인으로 작용했다. 또한, 주택담보대출 금리 상승은 부동산 시장의 거래 감소와 가격 하락을 야기하며 가계 부채 부담을 가중시키고 있다.

한은은 이번 기준금리 동결 결정과 함께 내년 경제 성장률 전망치를 1.8%로 제시했다. 이는 기존 전망치2.1%보다 하향 조정된 수치로, 글로벌 경기 둔화와 고금리 지속에 따른 영향을 반영한 결과로 풀이된다. 특히, 수출 감소와 내수 부진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며 경제 회복의 제약 요인으로 작용할 것으로 예상된다.

증권가에서는 한은의 이번 결정이 단기적으로는 환율 안정에 기여할 수 있지만, 장기적으로는 물가 상승 압력을 키울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NH투자증권 김유미 연구원은 “고환율 상황이 지속될 경우 수입 물가 상승 압력이 높아져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쉽게 낮아지지 않을 수 있다”며 “향후 물가 안정과 경기 회복이라는 상반된 목표를 동시에 달성하기 위한 정책 결정이 더욱 어려워질 것이다”고 분석했다. 한은은 향후 경제 상황을 예의주시하며 통화정책 방향을 결정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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