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수도 테헤란에서 경제난에 반발하는 시위가 29일현지시각부터 이어지고 있다. 테헤란, 이스파han, 야즈드 등 여러 도시에서 학생 시위가 발생했으며, 테헤란대, 하제나시르투시공과대 등 8곳의 대학에서 시위가 진행됐다. 시위에 참여한 학생들은 “자유”를 연호하며, “두려워하지 말라. 우리는 모두 함께다”, “독재자에게 죽음을”이라는 구호를 제창했다. 국립 테헤란대 인근에서는 군과 시위대가 충돌하는 모습이 영상으로 공개됐다.
이번 시위는 29일 테헤란 중심가 사아디 거리와 그랜드바자르의 상인들이 리알화 가치 폭락에 따른 경제난에 반발해 시위를 시작한 것으로, 이는 2022년 히잡 시위 이후 최대 규모다. 리알화 가치는 달러당 138만리알을 기록했으며, 이는 2022년달러당 43만리알 대비 약 3배에 달한다. 이에 따라 파르진 중앙은행 총재는 같은 날 사임했다.
이란 국가통계센터에 따르면 이달 소비자물가지수는 전년 동기 대비 42.2% 상승했으며, 식료품과 의료품은 각각 72%, 50% 상승했다. 가뭄으로 인한 단수와 에너지 부족에 따른 단전 등 인프라 문제는 성난 민심을 더욱 심화시켰다.
마수드 페제시키안 대통령은 X구 트위터를 통해 “정부가 국민의 구매력을 유지하려는 조치를 계획 중”이라며 “내무부 장관에게 시위대 대표자들과 대화하고 정당한 요구를 경청할 것을 주문했다”고 밝혔다. 파메데 모하제라니 정부 대변인도 “정부는 시위 주최 측을 포함하는 대화의 장을 만들 계획”이라며 “시민들이 생계 문제로 얼마나 시름하고 있는지 보고, 듣고, 인식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란 정부는 31개 주 중 18개 주의 대학과 공공기관, 상업시설을 하루간 폐쇄하겠다고 밝혔다. 에너지 절약과 한파 안전 대책을 명목 삼았지만, 실질적으로 시위 확산을 차단하려는 의도가 제기된다.
이란 경제 전문 싱크탱크 보르스앤바자르재단의 에스판디야르 바트만겔리지 대표는 “이란 지도부 상당수는 그간 국민 다수의 요구에 귀를 기울이지 않았다”며 “그 결과 정권의 정당성과 권위가 훼손됐다는 사실을 뒤늦게, 산발적으로 인식하기 시작한 것으로 보인다”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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