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과학기술원KAIST은 전기및전자공학부 전상훈 교수 연구팀이 사람의 눈과 뇌를 하나의 칩 안에 쌓아 올린 반도체 기술을 개발했다고 31일 밝혔다. 이 기술은 빛을 감지하는 센서와 뇌처럼 신호를 처리하는 회로를 아주 얇은 층으로 만들어 위아래로 겹쳐 한 칩에 넣어 보고 판단하는 과정이 동시에 이뤄지는 구조를 구현했다.
이를 통해 연구팀은 카메라 센서 안에서 바로 ‘보고 동시에 판단하는’ 인공지능AI 연산 기술이 동시에 이뤄지는 세계 최초의 ‘인-센서 스파이킹 컨볼루션’In-Sensor Spiking Convolution 플랫폼을 완성했다. 기존에는 이미지를 찍고 숫자로 바꾼 뒤 메모리에 저장하고 다시 연산하는 여러 단계를 거쳐야 했지만, 이번 기술은 센서 안에서 바로 연산이 이뤄져 불필요한 데이터 이동을 없앴다.
그 결과 전력 소모가 크게 줄었고 반응 속도는 획기적으로 높아져 실시간·초저전력 엣지 AI 구현이 가능해졌다. 연구팀은 이번 학회에서 이 접근을 바탕으로 AI 반도체의 입력부터 저장까지 전 계층을 아우르는 6가지 핵심 기술을 제시했다. 기존 반도체 공정을 그대로 쓰면서도 전기를 훨씬 덜 쓰는 뇌처럼 작동하는 뉴로모픽 반도체와 AI에 최적화된 차세대 메모리를 동시에 만든 것이다.
메모리 분야에서는 같은 재료를 활용해 더 낮은 전압으로 동작하면서도 오래 쓰고, 전원이 꺼져도 데이터를 안정적으로 저장할 수 있는 차세대 낸드 플래시를 구현했다. 이를 통해 AI에 필요한 대용량·고신뢰성·저전력 메모리를 한꺼번에 만족하는 기반 기술을 제시했다.
전상훈 교수는 “이번 연구는 센서·연산·저장을 각각 따로 설계하던 기존 AI 반도체 구조에서 벗어나 전 계층을 하나의 재료와 공정 체계로 통합할 수 있음을 실증했다는 점에서 큰 의의가 있다”며 “앞으로 초저전력 엣지 AI부터 대규모 AI 메모리까지 아우르는 차세대 AI 반도체 플랫폼으로 확장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연구팀은 지난 8∼10일 미국에서 열린 ‘국제전자소자학회’IEEE IEDM 2025에서 총 6편의 논문을 발표해 하이라이트 논문과 최우수 학생 논문으로 동시 선정됐다. 이 연구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 한국연구재단 등 기초연구 사업과 극한스케일 극한물성 이종집적 한계극복 반도체기술 연구센터의 지원을 받아 수행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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