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네시아는 2026년 1월 2일부터 혼외 성관계와 혼전 동거를 범죄로 규정한 형법 개정안을 전면 시행했다. 이에 따라 혼외 성관계 적발 시 최대 징역 1년, 혼전 동거는 최대 징역 6개월에 처해진다. 다만 해당 조항은 배우자나 부모, 자녀 등 가족의 고소가 있어야 수사가 가능한 친고죄로 분류된다.
또한 현직 대통령이나 국가 기관을 모욕할 경우 최대 징역 3년, 공산주의나 인도네시아 국가 이념에 반하는 사상을 유포할 경우 최대 징역 4년의 처벌이 적용된다. 이와 함께 신성모독 관련 조항은 유지·확대되었으며, 인도네시아 정부가 정한 6개 종교 외에 다른 종교를 가질 경우 징역 5년 형에 처하는 조항도 유지되었다.
이번 개정안은 2022년 제정되었으며, 인도네시아 정부는 식민지 시절 법 체계를 청산하겠다는 명분을 내세웠다. 밤방 우르얀토 의원은 “기존 형법은 네덜란드 유산으로, 오늘날 인도네시아 사회와 더 이상 맞지 않는다”고 밝혔다.
수프라트만 안디 아그타스 인도네시아 법무장관은 “이는 다른 나라와는 다른, 인도네시아만의 법률 체계”라며 개정 형법을 옹호했다. 그는 “중요한 건 대중 통제이고 새로운 것은 무엇이든 당장 완벽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
법의 오남용 가능성을 두고 “새 형법이 당국에 의해 남용될 가능성이 있을 것”이라고 인정했으나, 형법 개정안이 동시에 시행되는 형사소송법과 함께 권력 남용을 방지하는 안전장치를 갖추고 있다고 강조했다.
혼외 성관계나 혼전 동거 처벌 조항이 외국인에게도 적용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었지만, 친고죄 적용으로 외국인 관광객은 사실상 적용 대상에서 제외될 가능성이 커졌다는 분석이 있다.
이에 대해 하리야디 수캄다니 인도네시아 관광협회 회장은 관련 조항이 친고죄가 되면서 관광업계의 걱정이 줄었다고 반박했다.
국제사회는 이 법이 표현의 자유와 사생활의 권리를 침해할 소지가 있다고 지적했으며, 현지 법률 전문가 아스피나와티는 “이 같은 조항이 표현의 자유 관련 우려를 불러일으킨다”면서 “이는 우리 스스로 만든 새로운 식민지 시대 법률”이라고 평가했다.
이와 같은 조항의 광범위한 성격 때문에 법 집행 당국이 조항을 제대로 적용할 것이라는 보장이 없다고 지적했다.
이번 형법 개정은 인도네시아 내 이슬람 율법과 가까워진 방향을 반영한 것으로 평가된다. 사형제도는 존치되었으며, 동성애 처벌 조항은 포함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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