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 동결 기조 속 한은, 금리 인하 가능성 시사하며 시장 혼선

한국은행이 4차례 연속 기준금리 동결을 결정하며 시장의 금리 인하 기대감을 키우고 있다. 이창용 총재는 “금리 인하·동결 모두 열어둘 것”이라며 명확한 방향성을 제시하지 않아 시장의 혼선은 불가피해 보인다. 한은의 이번 결정은 환율 및 집값 불안 요인을 고려한 결과로 풀이되며, 향후 금리 정책 방향에 대한 불확실성을 키우고 있다.

이번 금통위 결정은 시장이 예상했던 결과다. 최근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금리 인하 기대 축소와 국내 물가 상승 압력 지속 등이 영향을 미쳤다. 지난 9월 금통위는 기준금리를 3.5%로 동결했으며, 이후에도 10월, 11월, 12월까지 금리 동결을 이어갔다. 이는 고물가와 환율 불안을 억제하기 위한 불가피한 선택으로 분석된다. 특히, 최근 국제 유가 상승과 원/달러 환율 변동성은 한은의 금리 정책 결정에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12월 원/달러 환율은 1,300원 선을 넘어섰으며, 집값 역시 불안한 흐름을 보이고 있다.

이창용 총재는 기자회견에서 “향후 금리 정책은 경제 상황 변화에 따라 유연하게 결정될 것”이라며 금리 인하 시점에 대한 구체적인 언급을 피했다. 그는 “물가 상승 압력이 지속되는 상황에서 금리 인하는 신중하게 고려해야 한다”고 강조하며, 금리 인하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하지는 않음을 시사했다. 다만, 당장 금리 인하를 단행할 단계는 아니라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한은의 이러한 신중한 태도는 시장의 기대감을 낮추고, 변동성 확대를 초래할 수 있다는 우려를 낳고 있다.

증권가에서는 한은의 금리 정책 변화에 대한 전망이 엇갈리고 있다. 일부 증권사에서는 1분기 내 금리 인하 가능성을 낮게 평가하며, 물가 안정과 환율 안정에 집중하는 정책 기조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했다. 반면, 다른 증권사는 2분기 이후 금리 인하 가능성을 열어두며, 경제 성장 둔화 가능성을 고려한 선제적인 대응이 필요하다고 분석했다. NH투자증권 이현우 연구원은 “한은은 향후 물가 경로와 환율 변동성을 면밀히 관찰하며 금리 정책을 결정할 것”이라며 “경기 침체 우려가 커질수록 금리 인하 압력은 더욱 거세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은은 향후 경제 상황을 주시하며 금리 정책 방향을 결정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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