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율 급등에 정부 '4자 협의체' 가동

환율이 연고점을 경신하며 기업 실적 악화 및 수입 물가 상승 우려를 낳자 정부가 긴급하게 ‘4자 협의체’를 가동하며 시장 안정에 나섰다. 이번 조치는 국민연금의 해외투자 활용 가능성을 시사하며, 환율 변동에 대한 정부의 적극적인 개입 의지를 드러낸 것으로 풀이된다. 원/달러 환율은 지난 10일 1300원 고점을 찍은 후, 13일 오전 1310원대를 기록하며 불안감을 증폭시켰다.

환율 상승의 배경에는 미 연준의 매파적통화 긴축 행보와 달러 강세가 자리 잡고 있다. 시장은 연준의 금리 인상 가능성을 높게 점치고 있으며, 이는 달러 수요 증가로 이어져 환율 상승 압력을 가중시키고 있다. 특히, 최근 중동 지역의 지정학적 리스크가 커지면서 안전 자산 선호 심리가 강화되어 달러 강세 현상을 더욱 심화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수출 기업들은 환율 상승으로 인해 수출 경쟁력이 약화될 수 있다는 우려를 표하며 정부의 적극적인 시장 안정 조치를 요구하고 있다. 또한, 수입 물가 상승은 국내 물가 상승 압력으로 이어져 소비자 물가에 부담을 줄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정부는 이번 ‘4자 협의체’를 통해 외환 시장의 변동성을 완화하고 환율 안정에 주력할 계획이다. ‘4자 협의체’는 기획재정부, 외환당국, 금융감독원, 한국은행 관계자로 구성되며, 시장 상황을 면밀히 점검하고 필요시 시장 안정 조치를 시행할 예정이다. 특히, 국민연금의 해외투자 활용 가능성이 거론되면서, 정부가 환율 변동에 적극적으로 대응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국민연금은 현재 해외 투자 비중이 약 47% 수준으로, 해외 투자 자금을 활용하여 달러를 공급함으로써 환율 상승을 억제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다만, 국민연금의 해외투자 활용은 시장 개입이라는 논란을 야기할 수 있으며, 단기적인 효과만 가져올 수 있다는 지적도 존재한다.

증권가에서는 정부의 시장 안정 노력에도 불구하고 환율 변동성이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전망했다. NH투자증권 이석형 연구원은 “미국 연준의 금리 인상 기조가 유지되는 한 달러 강세 추세는 불가피하며, 환율 변동성은 당분간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며 “정부의 시장 안정 노력에도 불구하고 단기적인 효과만 기대하기는 어렵다”고 분석했다. 또한, “지정학적 리스크가 지속되는 상황에서 환율 변동성은 더욱 심화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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